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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적당히 때 묻어 사실상 진실된... - 영화 [노 임팩트 맨]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0. 5. 29.
노 임팩트 맨
감독 로라 개버트, 저스틴 쉐인 (2009 / 미국)
출연 콜린 베번, 미셸 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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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화제에서 보게된 [노 임팩트 맨].
작가인 콜린 베번은 1년간 가족과 무해한 생활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미국에서 불리우는 그의 또 다른 이름, '노 임팩트 맨'.

그는 환경과 온난화, 북극곰을 이야기하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것도 아내와 두살배기 아이를 끌어들여서...
유명 TV토크쇼에 자전거를 몰고 나타나며,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나름 뻑쩍지근하게 시작한 걸로 보이는 그의 프로젝트는 그러나, 그닥 만만해보이진 않는다.
TV를 버리고, 일회용을 사용하지 않고,기저귀를 천으로 바꾸고, 400km 근방의 농산물로 살아간다.
쓰레기 배출 0%, 6개월 이후부터는 전기를 끊고, 예전 냉장 방식을 시도해본다.


사실 콜린이 실천하고자 하는 삶은 그냥 봐도 어렵다.
굳이 뉴욕 중심가에서 살지 않아도 인간은 1년에 1인당 평균 0.7톤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존재인지라,
-하루에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얼마나 많은지 - 쓰레기를 0%로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보인다.

그런데 그들의 행보를 보면서 오히려 가장 힘들다라고 느껴지는 포인트가 몇가지 눈에 띈다.

1.
가장 눈에 잘 띈 건 아마도 먹을 거리이지 않나 싶었다.
솔직히 뉴욕 근방 400km 내 농산물이 나온다는 사실도 - in Korea 무식쟁이인 - 나에겐 놀라웠지만,
풀때기만 먹고 커피를 끊고 냉장이 안되어 여름에 얼음 한조각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그들은 고기도 무지 좋아할 것 같아 더욱 고뇌에 차보인다.
-쾌활한 그들이지만- 텃밭을 가꾸는 표정도 즐거움이 아니라 심각과 피곤에 찌들어보이고, 집에서 뭔가 키우기 위해 들여놓은 벌레들의 통으로 인해 한 여름 찌는 더위에 파리떼가 말도 안되게 증식해 있다.

예전 단식할 때의 생각이 잠시 떠올랐는데, 먹을 걸 제대로 못 먹으면 온통 머리 속이 몸에 집중되어 삶과 생활이 무진장 단순해진다.
인간의 사고가 복잡해지는 건 먹거리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정도로...

2.
더욱 강렬한 건 전기 문제였는데, 해가 떨어진 밤까지 삶을 확대한 인간에게 빛이란 게, 전기를 통한 타인과의 네트워크란 게 얼마나 강력해졌는 지 그들을 보며 새삼 깨달았다.

주인공인 콜린은 -가족 프로젝트를 - 동 뜬 자로써 용감도 무쌍하게 전기 차단기를 내렸다.
그러나 야밤 침대 위에서 책을 읽는 기쁨을 되찾고 싶은 아내 미쉘보다 더욱 심각하게도,
남편 콜린은 거의 우울증에 빠진 것 같아 보인다.
미쉘에게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한건지' 토로한다.
반대로 어느 회사의 지원으로 태양열판을 지붕에 달아 전기를 공급받아 노트북을 사용하게 된 시점의 그의 표정은 그 이전의 고통을 반증한다.


한편 이 영화는 단순히 환경영화로만 보기엔 아까운 지점이 많다. 물론 대부분의 다큐멘터리가 그러하겠지만 마치 관계에 대한, 인간에 대한 단편 보고서를 읽고 있는 느낌도 든다.

1.
음식 제약이라는 몸의 고통과 전기 차단을 통한 빛과 네트워크의 차단이라는 정신의 고통이 찾아왔을 때 인물들의 반응은 매우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콜린은 이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이자 지도자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가족들을 다독이고 이끌고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그에게 채소 식단은 별 문제 없다. 이미 조리와 설거지의 많은 부분은 콜린이 커버해오기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미쉘의 경우, 특히 커피는 쥐약이다. 결국 그녀는 -프로젝트의 참여에 동의한 이상 마음에 걸리거나 남편이 의식되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만- 중간중간 몇차례 이 프로젝트의 규칙을 대놓고 어긴 바 있다.
그리고 뭔가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투의 몇마디가 곁들여진다.

반대로 전기 차단으로 인한 미쉘의 반응은 크지 않은데, 오히려 콜린의 무기력과 우울은 눈에 띌 정도다. 프로젝트 내내 가족을 이끄는 듯한 그는 야밤 촛불들 사이에서 아내의 위로와 격려를 받을 만큼 정신이 심약해졌다. 오로지 밤에만..
희한하게 마지막 그의 반응은 위의 그녀의 반응과 닮아있기도 하다. 그는 태양열판을 제공받았고 다시 전기를 얻었다.
그리고 무해한 삶의 영위는 절약이라기 보다 대안 찾기라고 그의 깨달음을 피력한다.

2.
일상의 소소한 모든 것이 부딪히고 그것이 정신적으로까지 승화되는 가운데,
그의 텃밭가꾸기 스승과의 대화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겨준다.
스승은 토로한다. 인간답게 사는 걸 방해하는 외적 질곡에 관하여, 결국 미국의 비인간적인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하여. 그것으로 인해 변해버리고 왜곡되어버린 인간 군상에 관하여.
그리고 질문한다. '콜린 선생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당신의 아내는 비지니스 위크지에 다니며 이 자본주의의 충실한 종으로써 사람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지 않는가? 왜 말리지 않는가?'
이제 콜린의 머리 속에서 그의 프로젝트는 가족과 함께 지킬 몇가지 규칙을 넘어 그 규칙의 기반이 되는 삶의 구조와 토대까지로 확장해야할 판이다.
순간 그는 대답할 말을 가지지 못했다.
아마도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아내의 소중한 직장을 뺏으면서까지 관철시킬 기조인지, 결국 자신의 프로젝트는 무의미한 한 때의 이벤트 내지 제스츄어일 뿐인지, 자신이 가진 기조의 기준점과 경계선은 어디라고 해야 할런지...

3.
결국 맨 처음 지구 온난화와 북극곰까지 들먹였던 콜린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금', '당장', '현재'만의 문제로도 충분히 자신의 행동과 프로젝트가 설득력 있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거창하게 갈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개개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느냐며 좌절할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모든 일은 개개인의 행동을 통해 형성되고 변화된다. 다만 그들의 어떻게 뭉쳐있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깨닫게 된 것이 결국 공동체, 공동체의 힘이다.
거기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될만한 일도 별로 없어보인다.


사실 그는 스스로 환경운동을 배워야 하는 존재라고 칭하였으나, 프로젝트로 만들고 실천하고 그 결과물을 수많은 토크쇼와 강연으로 노출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프로임에 확실하다.
상대적으로 다큐에서는 비교적 체계적인 환경운동에 대한 사심은 별로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보여 다소 때 묻어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마저도 참 진실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걷기와 자전거로 교통수단을 축소한 그가 -아내의 입장에서는 - 농장 견학을 핑계로 열차를 타는 것 같다는 인상으로 비친 점마저도 그대로 드러낸 다큐멘터리.

그래서 사실 내게 있어선 환경영화이자 인간과 관계에 대한 매우 현실적 고찰이기도 하면서,
살짝 요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딜레마까지 보여준다고 느껴지는 영화.
게다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일상적이라 맘 편히 볼 수 있고 그들의 쾌활한 성격으로 인해 간혹 유쾌, 코믹하기도 한 별다를 것 없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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