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오랜만에 아주아주 소소하게 전시 +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몇가지 동기가 접점으로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과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는데,
1. 꾸준히 살펴봤던 신화에 대한 이미지 중에서 죽음 = 재탄생을 나타내는 씨앗과 알의 개념이 눈에 띄던 차에
2. 오랜 팬데믹에 늘어지는 심신을 다잡아보지만 좀처럼 시원스레 발동이 걸리지 않는 듯한 요즘
2. 오래전부터 찾아놓았던 위대포의(韋帶布衣)의 뜻이 의지와 다짐으로 빛나던 그 어느 때, 또는 미래를 꿈꿀 줄 알았던 현재와 닮은 듯 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을 즐기든 현재를 잡든 다 좋지만, 왠지 카르페디엠이 너무 소비되고 있다고 생각되는 바로 그 현재,
기왕 느긋해진 김에 앞날도 한번 생각해보는 찰나가 되길 바라며 전시와 워크숍을 준비해보려한다.
2022 김지희_jineeya 개인전 <위대포의韋帶布衣>
2022.05.30. ~ 06.12. 13:00 ~ 17:00
성북동 엘마드레 (서울 성북구 성북로 8길 14)
전시 내용
고대로부터 동물의 알이나 식물의 씨앗은 죽음과 재탄생을 동시에 상징하는 이미지였다.
생명이 스며들어있으나 아직 깨어나지 않은 잠든 상태에서 자신의 내일을 상상하고 미래의 시간을 재정비한다.
‘위대포의韋帶布衣’는 벼슬길에 오르기 전 누추한 옷차림을 뜻하는 말로, 이제 다시 깨어나기 전 고대의 기운을 받아 정비하고 싶었던 미래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어본다.
기획 의도
벌어진 물리적 거리 차를 소소히 줄이기 위해 마을 공간에 정해지지 않은 시간과 우연한 만남 속에서 스스로의 치유를 도모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생활의 방식이 시작되고 거대한 위기 속에 소소한 존재감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버틴다는 개념은 시간이 연장되면서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 피로감을 높였다. 시작과 끝을 정의하기 힘들고 인생의 흐름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과거의 일상 패턴을 보내주고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어본다.
제작노트
항상 작업의 수량이 많아지면 ‘나의 일’에서 ‘남의 일’이 되고, 마감의 초치기와 깊이에의 강요가 스스로를 압박한다.
그러다 보면 어차피 ‘남의 일’이 될 것 같은 협업 작업에서부터 세상의 연에 이르기까지 잠시 끊고 조용히 나만의 탐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집중과 선택에 대한 게으름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에 다다르지 못한 건 아닌지 고뇌하게 된다.
이런 예쁜 쓰레기 같은 고민이 쌓여갈 때 즈음, 주변의 모든 우연이 겹쳐 나의 작업과 제안받은 작업, 새로 하고 싶은 작업 모두를 하나의 이야기에서 나뭇가지마냥 파생되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작업에 임해도 결국 하나의 세계관 안에 수용될 수 있도록, 어떤 작업에 임해도 마치 살을 붙이는 과정인 양 여길 수 있도록, 그리하여 소소한 해방감을 만끽하며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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