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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53

[40F] 벽- 부감풍경 도시에서 흔히 보이는 벽의 풍경은 때론 답답함을, 단절을, 지저분함을 상징한다.더러운 때가 띠를 이루어 흘러내리는 벽이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들어낸 문양은 생각보다 깊다.마치 그 앞에 서있기만 해도 끊임없이 세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도시의 한 단면인 벽을 닮은 캔버스에 벽의 평면적 모습에 부피감을 조정하고 방향을 부감으로 전환함으로써,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벽의 새로운 풍경을 찾아내고자 했다. 이로써 벽이 쌓아온 오랜 세월의 도시 흔적은 어떤 모습으로도 탈피가 가능한 유기체의 집합체로 인식하게 된다. 막연히 삭막하다고 느끼는 풍경에서 오래된 연차의 향기를 끄집어내는 건,대자연이 소속 구성원에게 주는 추억과 감성의 한 줄기 안정이기도 하다. 2015. 7. 22.
[100P 미완성] 벽-숨겨진 풍경 최근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저분한 벽에 녹아있는 세월의 흔적이 나에게 진귀해졌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입체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보는 방향을 틀어보기도 하고, 쓸데없는 재료를 써보기도 하면서,숨겨진 풍경을 찾아보고 있다. 하얀 바탕에 동네 주민센터 서예반에서 쓰고 버리는 글자들을 얻어다가 붙여보고 싶기도 하고,그냥 텅 빈 하얀 캔버스에 계속 뭔가 하얀 계열의 재료들만 말끔히 얹고 싶기도 하고,아교액 잔뜩 뿌리고 멋대로 뻗어가는 물감의 길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아직 진행중. 2015. 7. 12.
[완성] 어떤 풍경 우연히 네가티브 필름을 폴라로이드 프린터로 뽑은 사진 한장. 오늘을 사는 공간이 시대불명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풍경이 때로 나의 이목을 잡아끌어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것은, 세상이 때로 나의 발목을 잡아끌어 현재 세계에 주저 앉히는 것과 같은 현혹이다. 어떤 풍경 (2015), 김지희, 특수용지에 디지털 프린팅 어떤 풍경 - 조선시대 야경 어떤 풍경 - 1940년대 서울 어떤 풍경 - 1970년대 서울 어떤 풍경 - 서울 성북동 (메조틴트) 어떤 풍경 - 서울 성북동(시대불명) 어떤 풍경 - 서울 성북동(5원 동전 일부 확대도) 10C 비잔틴 목조건물 모자이크화 20C 이탈리아 벽조건물 풍경 30C 신소재 건축자재를 사용한 제3신도시 2015. 5. 31.
그 골목을 잊고 다른 골목에 들어서다. 그리기 위해 예전에 들렀던 막힌 골목을 찾아 동네를 돌아다녔으나,결국 찾지 못하고 다른 골목과 막힘과 마주했다. 2014. 10. 17.
애니미즘과 피보나치 수열 - 머리 속 시끄럽게 만드는 위대한 나무들 얼마 전 일민미술관에서 애니미즘에 관한 전시를 보고 왔다. 인간은 - 인형놀이만 봐도 무의식적으로 깨닫는 바가 있겠지만- 특히나 나무를 보면 모든 만물에는 혼이 깃들여져있다는 꽤 오래된 생각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놀랍게도 피보나치 수열에 맞춰 나무 줄기가 분계되는 모습을 목도하기에 이르면, -각 개체가 환경에 따라 알아서 자력갱생했다고 취급할 수 만은 없게도- 매우 놀랍고 수상(?)하다. 창덕궁을 지나며 마주친 나무들의 위대한 법칙에 티미한 하늘이 대조를 이루던 그날의 놀라운 앙상블. 2014. 2. 25.
오늘... 눈... 풍경 오늘 눈 풍경입니다. 북한산 기슭에서 일하다보면 이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퇴근길은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레 내려와야 하지만요. 역시 등산화가 어울리는 곳이랄까요?ㅎㅎ 2014. 1. 20.
심우장 가는 길 만해 한용운 선생님이 기거하셨다는 심우장이 성북동에 있습니다. 지금도 찾아가려면 이제는 낯설 것 같기도 하지만 언제봐도 눈물나게 정겨운, 언덕배기 단층 주택들 사이로 - 둘이 가로질러가면 꽉 찰 것 같은 - 골목길을 꽤 올라야 찾아가볼 수 있습니다. 집이야 단정한 한옥이지만, 올라가는 길이, 그곳의 소나무가, 나름 고지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제법입니다. 그 중 으뜸은 역시 '길'이네요. 2013. 10. 28.
[미완성 10호] 하늘(가제) - 1 요즘 종종 하늘을 보다가 결국 그리기 시작했다. 풍경화용으로 좀 긴 캔버스를 사놓은 게 있었는데, 구름을 그리는 데 딱 좋은 것 같다. 사진 찍을 때 오른쪽에 빛이 많이들어가 너무 밝아졌는데, 완성되면 좀 더 잘 찍어봐야지. 2013. 10. 13.
옥산서원의 숨은 보물, 자연 1 몇년전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옥산서원. 우리의 오래된 건축물이 모두 그러하듯, 그 건물의 조형미도 그렇지만 건물에서 보이는 풍경을 얼마나 잘 빌려쓸 수 있는 지가 중요하겠지요. 옥산서원도 좋지만 사실 옥산서원의 백미는 자연인 것 같습니다. 마치 뱀이 똬리를 튼 듯한 곡선의 밑둥과 벼락을 맞은 듯 하늘로 쭉 뻗은 직선의 나무아름이 보여주는 대비가 참 신비롭습니다. 2013. 6. 10.
너무 진한. 열대가 보여 무서운 봄꽃 한강변 어딘가에서 보이는 -내지는 조성해놓은- 꽃들. 왠지 더 어릴 때 본 꽃들은 이것들보다 티미했었던 것 같은데요. 진한 건 진한대로 아름답지만, 점점 요상해지는 날씨를 생각하면 마음껏 반길 수만은 없네요. 2013. 5. 13.
[미완성 4호] 빙경(氷景)과 설경(雪景) 사이 실제 그려봤으면 하고 생각이 든 풍경은 살얼음이 만든 작은 소품같은 장면이었지만, 물감을 얹다보니 날 서있는 모습의 '빙경'이 아닌 '설경(雪景)' 정도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조화를 그렸다가 어찌보아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그림에 젯소를 발라버렸습니다. 물을 많이 섞었는지 캔버스의 그림 전부를 덮지는 못하고 군데군데 밑바탕이 남아있습니다. 그것도 나름 운치있네요. 그대로 살려서 배경을 확장해볼 생각입니다. 2013. 3. 4.
눈과 얼음, 그 사이 풍경의 온도 염화칼슘과 쓰레바기, 망치... 눈을 녹이고, 눈을 치우고, 얼음을 깨기 위한 도구입니다. 얼어버린 문까지 포함하여 저의 팔목을 뻐근하게 만드는 일이 하루에도 여러번 반복됩니다. 눈이 묵히고 묵혀 얼어버리는 차가움만 느껴지는 하루하루지만, 그래도 문 밖을 나서면 어디선가는 녹고 어디선가는 풍경을 이룹니다. 오늘은 결국 집으로만의 피신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멀리 나가본 건 아닙니다. 원래 목표였던 북한산은 멀 발치에서만 바라보게 되었지만, 익숙한 동네 풍경에 눈이 더해진 모습 역시 어느 예술가의 손길 못지 않네요. 요즘 사람들의 무표정이 점점 더 화난 인상으로 바뀌고,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값싼 위로로 취급받는 퍽퍽한 날들이 계속되는 때. 그리하여 뭔가 훈훈한 인상과 통큰 위로가 점점 그리워지고 귀해진다 생.. 2013.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