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이 가장 소중한 순간 - 전시 [에바 알머슨전]
백화점의 갤러리란 건 왠지 갤러리 자체가 소품, 구색상품 느낌이라 그리 애호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일러스트와 같은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아 찾아봤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갤러리는 12층의 통로와 14층 단독 공간이 있는데, 미술관 정도는 아니지만 단독이라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에는 문제 없는 듯 하다. 작가는 '자신에게 일어날 작은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잊곤 하는 우리들에게 화폭을 통해 그 '작은 사건'을 보여준다. 포옹, 산책, 잠과 꿈, 인사, 꽃다발... 일상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감성의 파노라마는 끝도 한도 없지만, 어찌나 눈 깜짝할 새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지 허무하기 이를 때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에바 알머슨의 작품들은 일상을 비춰주고, 일상의 환희를 상기시켜주고, 일상을 대해야 ..
2011. 8. 14.
흑백에 분홍색 몇 방울 - 김광열 개인전 [Black, White & Pink]
이미 끝나버린 일민미술관의 김광열 개인전, [Black, White & Pink]. 놓쳤다면 다소 아쉬워하실만도 하다. 전공도 미술이 아닌, 성격도 내성적인, 성 정체성도 소수자인 작가. 사실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구입한 도록의 설명글과 그린 연도별로 나열해보면 이런 느낌이랄까? 일단 그는 자화상 매니아, 내지는 필연적 선택이었을 듯. 내성적인데 미술 친구도, 지인도 생기기 힘들었을 것이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배우거나 그려야할 지 막막했을 지도...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는 풍성해진 인간관계만큼 그림 속 등장인물도 증가한 기분이다. 실제로도 그러하길 바라고. 그럼에도 때론 수줍게, 때론 우울하게, 때론 냉정하게, 하지만 해학적으로, 그의 그림에선 언제나 그의 정체성을 드러나보이고픈 욕망이 느껴진..
2011.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