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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54

[완성 4F] 빙경과 설경 사이 처음엔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하면서 정리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확실히 처음 이 풍경을 보여준 버스의 차창을 보고 감동받은 게 있어서, 그 모습과 근접해가니 완성되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사진은 실제 그림보다 명암이 흐릿하네요. 그러고보니 작곡도 그렇고 미술도 그렇고, 사람의 예술 감각을 생각할 때 핵심이라 생각될 만한 부분은 일정 정도의 계산식이 존재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음악에도 음계가 있고 아름다운 화음, 어울리는 화음이 있을테고요. 그림은 구도와 색감이겠죠. 역시 구도 잡는 걸로 거의 모든 게 해결된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천편일륜은 지루한 지라 중심만 잘 지킨다면 변형이야 말로 fashion이라 불리울 수 있을 듯... 2013. 3. 23.
영상의 눈, 장엄하기까지한 누디 나무 분명 0.1도,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오고, 눈이 쌓이고, 눈이 곁들여지네요. 오늘은 왠지 눈 자체보다는 그것이 잠시 머문, 잠시 곁들여진 식물 종족이 눈에 띄네요. 전에도 EBS 생명 시리즈를 감상한 바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던가요?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식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은 특별히 나무들의 본 형상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계절이죠. 모든 잎과 꽃과 열매가 사라지고 뼈대만 남은 것 같은 그 형상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어울리는 풍광이 장엄하기까지 하죠. 굳이 호빗의 세계에 한발짝 들어서지 않는다하여도 말이죠. 생각보다 가까운 그곳에 무리지어진 그들이 우리의 존재와 상관없다는 듯 뿌리깊은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간이야 벗기고 벗겨져 뼈대만 남으면 금방 사라질 허망한 존재이지만, .. 2012. 12. 21.
프로젝트 대신 덕수궁 덕수궁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덕수궁 프로젝트를 보러갔다가 덕수궁만 보고 왔습니다. 사람이 과해서 그런지, 작품들이 과해서 그런지 전시 자체가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입장료 1,000원이 괜찮았던 이유는 덕수궁 그 자체 덕분이었죠. 시청 앞에서 본건 신기한 장면(맨 끝 사진에 있어요!)도 눌러버릴 자연스러움. 음... 그래도 주말, 휴일은 살짝 비추일지도... 사람 참 중요한데, 사람 참 지쳐요... 여러모로...^^;; - 추가 - 이 사진들은 8월 말 찍었던 덕수궁 모습. 확실히 모든 색이 진하구나~! - 추가 끝 - 하이서울페스티발 중에서.... 2012. 10. 1.
근대, 천재 그리고 향토 - 鄕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치고 근대미술 전문 미술관으로 재개관한 덕수궁미술관. (그래도 공식 이름은 국립현대미술관이다) 1930~40년대 일제 강점기를 살아낸 천재화가 이인성의 전시가 딱 오늘까지, 아슬아슬하게 get in~. 서정성,향토성으로 인해 한국의 고갱으로, 20대에 입선하고 30대에 이미 유명작가 반열에 오른 시대의 천재로... 그래도 내 생각에 그의 그림은 최초의 유화작가가 1890년대이니 초창기임을 감안하여 꽤나 서양적이고, 아마도 일본에서 수학했을테니 다소 일본적이기도 하지만, 강점기에다가 자신만의 색을 가져야 할테니 역시나 토속,향토적일수밖에 없다. 그의 그림은 색이 붓터치도 참 아름답고, 선명하지만 차분한 색도 사람에게 안정감을 준다. 종이, 캔버스 뿐 아니라 나무에 그린 작품도 여럿인 .. 2012. 8. 26.
[미완성 8호] 바알간 기와집의 추억 최근 비가 오기 전 목련이 흐드러질 때, 내 집 창문으로 보이는 꽤 오래된 붉은 기와집이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하얀 꽃과 빛바랜 붉은 기와가 어우러지는 2층집을 열심히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남은 8호 캔버스에 그리려다보니 꽃나무도, 2층 기와도, 심지어 보이지 않는 1층 위에 사선으로 얹어져있는 슬레이트도 다 강렬하여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주인공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2층 기와를 주인공으로 정해버렸습죠. 나무의 밑둥도 나타내고 싶어 2층 집을 1층 집으로 바꾸고요. 아직 미완성이고 원래보다 변형도 좀 있어서일까요? '바알간 기와집의 추억'은 현재 내가 사는 지역 한 구석의 한 시절을 나타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상상 속 또는 낯선 풍경을 접하고 나서의 감성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2012. 5. 1.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 올해 유독 왔다갔다 지리지리한 날씨로 인해 꽤나 기다려온 따뜻함입니다. 다들 감기 기운을 달고 있는 감도 없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정겹죠. 오랜만에 눈이 선명한 하루였어요. 2012. 4. 16.
불(편한) 균형 - 30F 미완성 북악산 등산길에 보면 잔가지 뿐 아니라 톱으로 잘린 굵은 가지나 뿌리들도 있지요. 제가 보기엔 자연 vs 인간으로 인간이 개겨봤자, 장기적으로 보면 핵폭탄급으로 인간을 단번에 날려보낼 무기(?)들이 자연에게 훨씬 많으니 권력 관계를 잘 생각하고 잘 행동할 필요가 있겠지요. 이 그림의 나무를 볼 때도, 나무는 짜증날 지도 모르겠지만, 자연과 어울리기 위한 인간의 무식한 행보와 그럼에도 생명이 무너지지 않고 오랜 세월에 거쳐 살아가는 자연의 '불편하지만 균형을 이루려는 모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까지 봐주고만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다보니 코끼리의 코나 소의 넙적다리같은 모습이, 달리 보면 비록 잘려도 여전한 생명력으로 꿈틀거리는 모습입니다. 2012. 4. 13.
자연의 걸작품을 감상하는 시간 - 겨울 나무의 아름다움 나무가 가장 아름답다는 2월이 하루 지났습니다. 어느 해는 2월이 29일까지 있다는 사실을 깨닫다보면, 인간이 만든 월 개념보다 자연이 만든 계절이 훨씬 지속적이고 믿음직스럽긴 하지만요. 골격이 그대로 드러낸 나무가지들의 자유로우면서도 균형미 넘치는 뻗어나감은 운치로 따지면 손꼽을 만 하죠. 오늘만큼은 하늘과 구름도 도화지와 가벼운 문양이 되어주기로 한 모양입니다. 북악산 성곽길 내려오는 길에 보인, 살짝 문이 열린 집 안의 촛불 하나가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바로 찍어본 거에요. 2012. 3. 1.
길상사 연필 스케치 오늘 길상사에서 드로잉북 스케치가 있었습니다. 2월의 나무들이 그리기엔 가장 좋다고 하네요. 가지만 남아 추워보이지만 본연의 골격을 그대로 내보일 수 있는 계절. 한 장 당 20분~ 30분 사이 그리고 이동, 그리고 이동.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서 스케치를 하니 콧물이 흐를 만큼 추웠지만, 전반적으로 상쾌하고 풍성한 하루였습니다. 맨 처음 그림은 맨 마지막에 그린 건데, 함께 했던 스케치 멤버들도 스케치하는 모습까지 모델이 되었죠. 2012. 2. 25.
정동진의 땅 벌써 보름 정도 지난 것 같네요. 정동진독립영화제 때는 항상 영화와 바다를 보게 되는 데, 올해 정동진에서는 생각보다 너른 논밭이 한눈에 들어왔답니다. 너무 바깥쪽 만을 보아왔나봐요. 가끔 안쪽도 착실히 챙겨봐야 하는 게 맞겠죠. 역시 비가 너무 많이 왔었던 탓일까요?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는 한 여름 낮밤의 꿈같은 영화제...^^ 2011. 8. 18.
배경을 거부하는 빛과 나무 - 수유동 북한산 둘레길 초입 요즘 주중에 돌아다니는 곳의 대부분은 밤엔 성북동, 낮엔 수유동이다. 주말엔 자유로이 고고고~~!ㅋㅋ 계속 밤의 성북천 유랑을 다니다가 정말 빛이 눈부신 날에 수유동 북한산 언저리를 돌아다녀봤다. 와~~ 햇빛이 비친 나뭇잎의 윤기와 투명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감동이다. 더욱 더워지기 전에, 녹음이 미쳐버리기 직전, 이제 막 청년이 된 싱그러운 자연의 매력이 폭 빠져보시라. 햇빛이라는 자연 조명의 강렬함이 배경을 거부하고 녹음과 함께 당당하고 나란히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1. 6. 5.
우왓... 20여년 만의 수채화, 20여년 만의 붓 잡기 진짜, 아마도 중학생 내지는 고등학생 때가 마지막 수채화를 그려본 때였던 것 같아요. 그럼... 정말 20여년 만인 건데....(에잇, 이러면 나이 노출?^^;;) 아직 뒷 마무리가 덜 된 거긴 한데, 대충 됐다 싶으니 마구 올리고 싶은 생각이...ㅋㅋㅋ 찍어놓으니 또 틀린 것 같기도 하지만 나뭇잎이야 내가 보라색으로 설정한 거기도 하고, 어설프긴 하지만 붓 잡은 시간도 오래되었으니 대략 '이번 판은 이걸로 만족'???!!! 점점 더 나아지겠지요... 음훼훼~! 원래는 이런 모습이었지만서리 '자연'이라는 원본의 깊이를 그 무엇이 따라갈 수 있으리. (물론... 간혹 그 깊이를 따라가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2011.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