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07/09 에 썼던 글이에여~!

철콘 근크리트
감독 마이클 아리아스 (2006 / 일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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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곧 만들어질 추억에서조차
차곡차곡 쌓인 추억을 소급하여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때론 곧 만들어질 추억이 이미 쌓여있던 추억 때문에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추억들은 가지고 있는 개인에게 빛바랜 사진마냥 아련하고 간직하고픈 그 무엇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억은 기억과 다르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아니다. 그중에서 돌이켜 생각할만한 무엇이다.

 

그렇기에 이 애니 속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난감하다.

 


그들이 사는 도시 타카라마치에서는,
동네 양아치가 자경대마냥 마을을 지킨답시고 설치고,
열 세네살밖에 안되었을 법한 옆 동네 싸움꾼들은 이 도시를 접수하기 위해 들르고,
그런 아이들을 쇠파이프로 작살내는 쿠로 역시 10대이면서 거리에서 살고 있고,
야쿠자는 마약을 파는,
도시 전체가 조잡한 캐릭터시장처럼 생긴 곳,

사는 이들이 스스로 시궁창같다고 칭하는 곳이다.

 

 

온통 좁은 통로와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낙서, 양아치와 야쿠자가 폼잡고 다니는 이곳에도 재개발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해외 자본까지 들여와 마을을 싹 정리하고 거대한 놀이동산이 만들어질 계획.

 

누군가는 그저 빠져나갈 궁리만 할 것 같은 도시지만 그래도 '어린이의 꿈'이 될 놀이동산이 되버린다면,

야쿠자인 생쥐는 동네 남자 아이들이 '남자가 되기 위해(진짜 남자가 되나?)' 들르는 포르노 극장이 그리워질 것 같고,

피보는 걸 좋아하는 쿠로는 11살짜리 시로와의 생활이 온통 깨져버릴 것만 같다.

 

 

쿠로는 '내 마을을 지키겠다'고 단언도 해보지만,

그동안 상대하던 동네 양아치도, 몇동네 접수해왔던 야쿠자도 아닌,

해외에서 공수되어온 '프로'를 상대하면서 실질적인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시로를 지키는 것'만이 인생의 의미의 전부였던 쿠로는 시로의 안전을 위해 시로를 어른의 세계 - 여기서는 경찰서-로 보낸다.

 

인물들의 결말은 생각외로 식상한 면이 없지 않다.

그나마 심하게 튀지 못하도록 하는 마음의 나사같은 존재인 시로를 잃은 쿠로는 폭주의 폭주를 거듭,

해외에서 날라온 프로는 커녕 마을 통째를 피바다로 만들어도 별 무리 없을 정도로 끝없는 어둠의 구원의 속삭임에 빠져들어간다.

그러나 11살에 숫자도 잘 못 세고 쿠로가 없었으면 그 도시에서 하루도 못되어 시체가 되었을 시로는 다시 한번 쿠로의 마음 속에 들어가 나사를 조인다.

쿠로의 마음 속 어둠은 언젠가 너를 구원하겠다며 잠시 사라진다.

그리고 둘은 도시를 벗어난다.

 

결국 쿠로는 도시를 지키지도, 이기지도 못했다.

동네 거지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울 때가 아냐. 풀이 죽을 새도 없어.

그런 짓을 했다가는 이 마을에게 죽임 당하고 말아."

 

도시가 변한 것을 모른 건 쿠로 뿐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도시는 지켜져야 할 무엇이 아니며

오히려 사람이야말로 도시로부터 지켜야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도시에 대한 추억 역시

혹여 도시로부터 주어진 상처는 아닌지 고민해보게 되는 영화.

 

"함무라비가 세운 바빌로니아 시대때부터 도시란 건 차가웠다고요."

"바빌로니아를 세운 건 네부카드네자르 2세야"

 

냉혹할 정도로 차가운 도시의 추억....

 

 

* 사진출처 : 네이버무비(http://www.naver.com) + @

에로틱 번뇌 보이 (erotic chaos-boy)
  • 2005 | 장편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멜로, 명불허전, 대한민국, 75분
  • 감독, 출연 최진성
  •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랑이 있다. ‘빡센 사랑’과 ‘좆나 빡센 사랑’. 시작은 원래 그닥 빡세지 않았다. 본의..




erotic.
1. 성애의, 애욕을 다룬
2. (영화 등이) 성욕을 자극하는
3. 색정의, 호색의

love
1. 사랑, 애정, 호의
2. (보통 one’s ~) (안부를 전하는) 인사말
3. a 연애, 사랑 (of, for, to, toward(s))
b 성욕; 색정; 성교
c (가산) 정사, 정욕
4. a (또는 a ~) (사물에 대한) 애호, 좋아함, 취미
b (가산) 좋아하는 것[일]
5. (가산) 사랑하는 사람(darling)
6. (L~) 연애의 신, 큐피드(Cupid)
7. (신의) 사랑, 자비; (신에 대한) 경애, 공경
8. (가산) (구어) 유쾌한 사람, 예쁜[귀여운] 물건[사람];[pl.] 어린애들
9. [테니스] 영점, 무득점


* 출처 : 다음 사전(http://dic.daum.net)


이 영화는 잘 팔리고 섹시하게 어필하고 싶다면 '에로틱'에 강조의 강조를 더해야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에로틱'에 '번뇌'하는 30살 '보이'가 등장하는 '15세이상 관람가'의 컨텐츠다.


감독은 얼마 전 헤어진 것 같은 일본인 애인과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곧 있으면 타인과 결혼할 전 애인까지 만나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때론 극단적으로 어려웠던, 때론 일상적으로 어려웠던 경험과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전 애인이 사준 귀걸이의 존재를 까먹은 자신의 기억과 사후 20년이 지난 할아버지의 나이를 읊는 할머니의 기억을 통해 사랑에 엮이게 되는 얄팍하고도 진중한 인간의 기억 놀이에 대해 짚어본다.


때론 친구들에게, 때론 부모에게 사랑에 대해 질문해보지만 시원한 한마디는 어지러운 여러 마디 후에도 정리될까 말까다.
심지어 용한 무당에게까지 들이대어진 '사랑의 정의에 대한 질문'은 엄청난 침묵을 이끌어낼 만큼 생뚱맞다.
그러나 처음 본 용한 무당조차 갖게 되는 질문에 대한 마음가짐은 형언할 수 없는 진지함이기도 하다.



매우 놀라운 점은 왠지 이 영화가 등장인물들의 진지함이 무색할 정도로 편하고 느긋하고 개구지다는 점이다.
왠지 사랑은, 진지하긴 하지만 엄청나게 일상적인 나머지 웃길 지도 모른다고 일러주는 듯 하다.
내지는 모두가 내뱉은 말을 감독의 "꼴리는 대로' 보여주면서 마치 감독 자신을 반복적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감독은 영화 처음부터 소설 속의 인물의 행동으로 간주하라든가, 사랑했던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등의 방어선을 치지만, 동시에 '좆나 빡센 사랑에 대한 이야기'임도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사랑 묻기' 놀이에 지친 감독은 -실제로도 그랬을 것 같은데- 당분간 '사랑'은 꺼내지 않을 태세이지만,
그 와중에도 관객에게 하는 마지막 질문을 빠뜨리지 않는다.
여러분은 '빡센 사랑'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좆나 빡센 사랑'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영화제목에 의문을 표시하며 온라인사전을 찾아보고는 좀 놀랐다.


사랑이란 결국 사람에 대한 '애정(1.)', 때론 '성욕(3.b.)'이나 '정욕(3.c.)', 때론 그저 '좋아함(4.)'일 때도 있다.
더불어 '유쾌한 사람(8.)'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어떠한 감정이라거나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은 진심어린 '인사말(2.)'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합당한 마무리로써 가장 마음에 와닿는 건 폭발할 것 같은 감정도, 심연에 빠질 것 같은 감정도, 은근히 젖어드는 감정도, 때론 무심한 감정도 다 합치면 플러스 마이너스 '영점(9.)'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가장 신비하고 가장 보편적이면서 가장 엉뚱한 것
'사랑은 택시와 같은거죠. 함께 걸어온 길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 영화<에로틱번뇌보이>에 등장하는 인터넷에 떠도는 김제동 어록 12번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1. 지성의 전당 2018.11.28 20:41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지성의 전당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번뇌 글이 있어서 댓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제가 또 댓글을 달았다면 죄송합니다.
    인문학 도서인데,
    저자 진경님의 '불멸의 자각' 책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와 죽음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잘 나와 있습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아래 글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더 많은 내용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정보를 드리는 것뿐이니
    이 글이 불편하시다면 지우거나 무시하셔도 됩니다.
    ---

    인식할 수가 있는 ‘태어난 존재’에 대한 구성요소에는, 물질 육체와 그 육체를 생동감 있게 유지시키는 생명력과 이를 도구화해서 감각하고 지각하는, 의식과 정신으로 나눠 볼 수가 있을 겁니다.

    ‘태어난 존재’ 즉 물질 육체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 역할을 다한 도구처럼 분해되고 소멸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육체를 유지시키던 생명력은 마치 외부 대기에 섞이듯이 근본 생명에 합일 과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육체와의 동일시와 비동일시 사이의 연결고리인 ‘의식’ 또한 소멸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보충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단절작용을 ‘죽음’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감각하고 지각하는 존재의 일부로서, 물질적인 부분은 결단코 동일한 육체로 환생할 수가 없으며,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의식’ 또한 동일한 의식으로 환생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은 모든 물질을 이루는 근간이자 전제조건으로서, 물질로서의 근본적 정체성, 즉 나타나고 사라짐의 작용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나타날 수도 없고, 사라질 수도 없으며, 태어날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는 불멸성으로서, 모든 환생의 영역 너머에 있으므로 어떠한 환생의 영향도 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신에 대한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자 실체로서, ‘있는 그대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체에 의한 작용과정으로써 모든 창조와 소멸이 일어나는데, 누가 태어나고 누가 죽는다는 것입니까? 누가 동일한 의식으로 환생을 하고 누가 동일한 의식으로 윤회를 합니까?

    정신은 물질을 이루는 근간으로서의 의식조차 너머의 ‘본체’라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윤회의 영역 내에 있는 원인과 결과, 카르마, 운명이라는 개념 즉 모든 작용을 ‘본체’로부터 발현되고 비추어진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태어난 ‘한 사람’, 즉 육신과의 동일성으로 비추어진 ‘지금의 나’로 여기며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 사람’은 스스로 자율의지를 갖고서,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한다고 믿고 있지만 태어나고 늙어지고 병들어지고 고통 받고 죽어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 스스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임을 외면하기 위해 카르마라는 거짓된 원인과 결과를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 거짓된 환생을 받아들이며, 이 과정에서 도출되는 거짓된 속박, 즉 번뇌와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환영 속의 해탈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이다’라는 거짓된 자기견해 속의 환생과 윤회는, 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누구이며 무엇이다’라는 정의를 내리려면 반드시 비교 대상이 남아 있어야 하며, 대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그 어떠한 자율성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는 꿈속의 꿈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뚜렷하고 명백하다 할지라도 ‘나뉨과 분리’는 실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나’에 대한 그릇되고 거짓된 견해만을 바로잡았을 뿐입니다.

    https://blog.naver.com/ecenter2018

땡큐, 마스터 킴
감독 엠마 프란츠 (2008 / 오스트레일리아,일본)
출연 사이먼 바커,김석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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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 9월 2일 개봉 예정인 [땡큐, 마스터 킴] 언론배급시사회가 있었습니다!
CGV 왕십리에서 있었던 이번 행사에선 리드미컬 로드 다큐라는 기치에 걸맞은 공연도 배치가 되었습죠!
공연 및 포토타임 -> 상영 -> 기자 간담회  순으로 진행되었슴돠.


이날 호주 감독과 출연진이 모두 참가했는데요.
공연 때는 출연자 사이먼 바커와 배일동 선생님의 동서양을 아우르는 멋진 공연이~!
마치고 나서의 박수 소리로 음악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슴돠.


공연 후 간단한 무대 인사 때의 감독 엠마 프란츠의 모습임돠.
완전 아름다우셔서 놀랐다능.

영화의 중요한 세사람.(물론 모든 사람들이 완소인 영화입니다만..)
감독 엠마 프란츠,
-다큐지만- 주인공격에 사이먼 바커,
공동주연이라 할 수 있는, 사이먼을 마스터에게로 안내하는 네비게이터, 안내자, 매직 아이템 김동원 교수님 모습...ㅋㅋㅋ


상영까지 마치고 기자간담회는 그 옆의 골드클래스에서 있었슴돠.
사이먼 바커, 엠마 프란츠, 김동원교수, 영화에도 나오고 공연도 하신 배일동 선생님.


이건 보나쑤~!
관객석 찍었는데 완전 심령사진되었다고나 할까여...^^
가시나무 왕
감독 카타야마 카즈요시 (2010 / 일본)
출연 하나자와 카나, 모리카와 토시유키, 센다이 에리, 오오하라 사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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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문자막으로 봐서 줄거리를 제대로 이해한 건지도 모르겠당..^^;;
아무래도 책을 봐야 내용 파악이 확실할 것 같은데, 무료다운의 유혹을 뿌리치고 내가 파악한 것만 적어볼 예정.
나중에 책도 애니도 함 다시 봐야 겠삼~!

30~6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12시간동안 증상이 나타나고 100% 사망하게 되는 바이러스.
메두사 바이러스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사람이 돌이 되어 죽는 바이러스이다.
전염으로 인해 난민 증가, 증권 폭락 등 전세계적 위협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치료를 위해 160명의 선택된 인간들이 냉동 수면에 들어간다. 소위 'Operation Sleeping Beauty'.
이를 위해 2015년 스코틀랜드 고성에 모인 사람들은 A.L.I.C.E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존하여 냉동된다.
하지만 몇일이나 지났는 지 알 수 없는 시간에 깨어난 사람들은 거대하고 움직이는 가시나무와 이상한 괴생명체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저 세상은 망하고 그들만 생존한 이상한 정글 세상이 되어버린 줄만 알았던 그들은, 차차 한정된 공간에서만 벌어진 계획된 생존임을 깨닫게 된다.
다양한 공격에 사람들은 예외없이 죽어나갔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주인공인 가녀린 소녀를 중심으로 각자 안내자 역할의 소년, 치료자 역할의 여성, 지도자 역할의 흑인, 전사 역할의 남성 등 뚜렷한 역할 수행자들이 된다. 마치 인공지능 시스템 ALICE의 조정에 따라 살아남은 듯.

중간에 등장하는 마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금발 소녀의 역할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를 못했는데,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메두사의 설정과 -네이버 지식in을 돌아다니다보니- 메두사는 걸리면서 또 다른 실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정의 모태로 등장한 모양이다.

사실 중간에 주인공인 카스미와 쌍둥이인 시즈쿠의 냉동 전 기억이 계속 다른 버전으로 보여진다.
소극적인 카스미는 이미 메두사에 걸린 시즈쿠와 함께 하고 싶지만 시즈쿠는 계속 카스미를 독려하고,
마지막에 잘 설득하여 카스미만 냉동시설로 보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둘이 논쟁 끝에 카스미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게 된다.
결국 냉동 수면 이후 깨어난 카스미는 시즈쿠가 아닐까 의심해봤으나,
카스미는 시즈쿠의 메두사에 의해 재탄생된 실체가 생겨버린 진짜 카스미였다.

시즈쿠는 카스미를 현실에 탄생시키고, 그 현실을 유지하고, 카스미에게 실제 진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 가시나무 등의 다양한 메두사를 만들어낸다.

슬리핑 뷰티 프로젝트는 메두사로부터의 생존 프로젝트가 아닌,
꿈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에 대한 거대한 실험이었을 지도 모른다.

비록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카스미는 끝내 시즈쿠를 찾아 헤매었지만,
동시에 그 과정은 시즈쿠가 사라진 후에도 현실에서의 삶을 이어가기 위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역시 언어는 장벽이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서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전개되지 못해 분절되어 보이거나, 결말부의 황급해진 전개를 눈치 챌 수는 있지만 내용이 파악 안되는 건 갑갑한 상황인 건 맞다..^^;;

어떻든 현실에 부딪히고 타파하기 잘 할 것 같은 시즈쿠가 아닌 수세적인 카스미가 -설정상- 선택되어지고 꿈에서 깨어난 순간, 슬리핑 뷰티의 유지 희망자와 타파 희망자의 경계는 나름 명확해졌다.

늙지 않고 매일, 매 시간 꿈에서 왕자를 만날 수 있는 슬리핑 뷰티의 상황.
과연 공주는 잠에서 깨어나길 바란 걸까? 계속 꿈꾸길 바란 걸까?


* 다시 봐야겠어, 다시 봐야겠어~!
* 공식사이트 : http://www.kingofthorn.net
* 사진출처 : 네이버 무비(http://movie.naver.com)


미친시간
감독 이마리오 (2003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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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플러그
  • [미친 시간]
  • 아직도 미친 시간중
  • 2010-03-28 | jinee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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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러앉은 할아버지들이 이야기 한다.
    지난 전쟁에 잃어버린 당신의 가족은?
    8명, 10명, 16명...
    어머니, 아내, 동생, 자식들...

     

    우리가 "베트남 패망"이라 배웠던 그 전쟁,
    그들이 "민족 해방"이라 부르는 그 전쟁,
    복받치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이야기하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이 무척 낯익다.

     

    그렇구나.
    고래고래 소리지르거나 울부짖는 것이 아니라 한으로 똘똘 뭉친 그 모습,
    안으로 삭히고 삭히지만 분노는 감소할 줄 모르는 그 모습은,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낸 일군의 동양인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정제되어보이는 슬픔,
    그러나 가슴에 납덩이를 달게 만드는 바로 그 슬픔이다.

     

    화면에서 발견하게 되는 또다른 슬픔의 모습은 바로 베트남 파병에서 살아온 군인들.
    자신의 모습을 장난감병정처럼 서술하는 그들과의 인터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그날의 기억들이 담겨져있다.
    그들에게 남은건 아마도 너무나도 긴 시간 지속되었던 미친 시간속에서 파괴되어버린 자아와,
    별로 남기고 싶지 않았지만 깊게 자리매김해버린 죽어간 자들의 영혼의 무게일 것이다.

    보면 볼수록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 답답함의 굴레는 과연 해소될 수 있는가?

    인간이란 전쟁을 멈출 수 있는가?


    인간이란 타인을 파괴하는 자신의 권력욕을 멈출 수 있는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시간속에 내던져지는 것, 전쟁은 정말 미친 짓이다.


    * 미친 시간(mad minutes)이란?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에 파병된 미군 병사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하여 2개월에 한 번 정도 2-3분의 시간을 주어 부대 안의 목표물을 제외한 어떠한 것에도 자유로이 총격을 하도록 허용하는 시간”라는군요.

     


인디플러그는 누구나 쉽게 독립영화를 보고 듣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다운로드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내가 몰라봤던 독립영화에 접속하고, 묶어보고, 세상에 알리는 곳,다양한 인디문화 감성을 서로 나누는 곳,인디문화로 사회를 말하는 곳.세상의 모든 자유, 개성, 창조가 넘치는 곳, 인디플러그입니다. www.indieplug.net

* 독립영화 [레인보우]는 2009 서울독립영화제 장편초청작이었어요~!

레인보우
감독 신수원 (2009 / 한국)
출연 박현영, 백소명, 김재록, 이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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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되고자 교사 자리 박차고 나온 지완.
PD와 제작사 대표의 세치 혀에 놀아나 시나리오를 수정하다보니 어느새 세월만 5년이 흐르고, 컴퓨터 마우스 커서는 개미로 보이고, 시나리오는 쓰레기통행이다.
가끔 무지개를 보면서, 무지개색 마다 일곱 건반의 선율이 느껴지면서, 용기를 내어 본인 꼴리는 대로 다시 음악과 판타지가 어우러진 시나리오 [레인보우]를 써본다. 그리고 이번엔 시나리오 뿐 아니라 자신까지도 회사에서 정리당해버렸다.
남편은 '루저'라 부르며 캠코더 배터리를 던져버리고, 아이는 '엄마 바보'라고 쓴 낙서를 향해 공을 튀기곤 한다.

간단한 앞단의 줄거리는 이러하지만 결코 우울한 영화는 아니다. 상황은 그럴지 몰라도 매 장면 자연스러운 유머가 숨어있어 결코 무거워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담고 있는 의미들의 무게가 감소하지도 않는다.

영화 속 지완은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개미라는 부정과 무지개라는 긍정의 이미지 사이를 끊임없이 오고간다.
처음엔 투명테이프로 눌러 죽일 만큼 별 의미없었던 현실의 개미가 마우스 커서 속에서, 자신의 소매 안에서 기어다니며 주인공의 불안과 초조의 심리를 대변한다.
꼭 그런 건 아니겠지만 지완을 보면 마치 영화 자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라는 게 원래 문화이자, 상업이자, 작품이기도 하지 않나?
감독은 자신의 색을 녹여내야 하는 동시에 사회도 반영하고, 스타일이나 트렌드도 적당히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생각을 머리 속에서 굴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걸 자신의 뜻대로 구현해내는 건 왠만큼 거장이 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일 터.

그런 의미에서 지완은 영화 자체가 갖고 있는 다중적인 성격만큼 많은 시선을 겪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상업'이라는 단어 앞에서...

한편 이 영화에는 밴드부에 들어간 지완의 중학생 아들이 등장한다. 아들은 선배에게 기타를 뺏기고 연주가 아닌 청소만 하고 지내지만, 집안에선 '바보'와 '루저'사이를 오고가는 엄마에게 매우 쉬크하게 대처할 뿐이다.
그런 반면 엄마가 락페스티발에서 주워온 악보를 보며 연습에 열중하기도 하는 모습은 음악에 대한 열정 뿐 아니라 엄마와의 관계 끈이 나름 끈적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듯 하다.

학교에서 또 다른 갈등 관계를 보여주는 아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주인공 지완과 비슷하면서도 좀 다르다.
기다리고 일정 정도 수용한다는 점에서는 엇비슷하지만,
어느날 상급생을 맞받아쳐버린 시점에서 아들은 또다른 권력 관계의 구현이 가능해졌다.

아마도 지완에게는 거의 영원히 불가능한 해결방식일 것이다.
폭력에 대해 지지할 생각은 없지만 권력 관계가 쉽게 전환되지 못하고 고착화되는 점은, 그것도 특정인들의 입김으로 작동되는 사회라는 건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왜 어른이 되면 단계와 격식과 규율이 복잡해지면서 모두가 원치 않은 고착만이 강화되어 가는 걸까?

어떻든 지완은 락페스티발 악보에 가사를 붙임으로써 아들로 상징되는 주변과의 관계와 소통을 재개하고 영화 제작의 희망을 마음 속 무지개에 다시 담아낸다.
그리고 아마도 이 영화를 만든 감독처럼 지완도 언젠가 자신의 영화의 내용 뿐 아니라 구현할 아름다운 방식 역시 찾게 되리라 믿는다.

 * 사진출처 - 서울독립영화제 (http://siff.or.kr)

  1. 그린동일 2009.12.19 08:24 신고

    아~ 독립영화~ 가난하지만 따뜻함이 있는 느낌이랄까~
    이 영화도 한번 봐야겠네요^^ 독립영화는 보고 난 후에
    뭔가가 머리 속에 맴도는게 좋은 듯 합니다.
    이 영화도 그런듯^^ 좋은 정보 감사해요^^

    • 그러게요. 그린동일님 말씀처럼 항상 머리에 따땃~한 뭔가가 남아 정말 좋아요. 나름 코믹, 함 보삼 (^^)b

  2. 하늘엔별 2009.12.19 09:15 신고

    올해도 독립영화의 광풍이 휘몰아쳤으면 합니다.
    관계와 소통에 대한 영화라니 꼭 보고 싶군요. ^^

    • 내년에도 한바탕 휘모리~~ 기대하며~! 하늘엔별님!! 내년에도 블로그를 통해서든 독립영화를 통해서든 자주 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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