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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2

언뜻 생각해보면 계곡일지도 모르지만 끝은 있을까?벗어나야겠다는 마음에 걸음을 재촉해봤지만,어느덧 다리는 터벅터벅 기운이 빠져간다. 골이 깊어 어둠이 끊임없고,길을 벗어나면 다시 구불구불 길이 시작된다. 그나마 눈부신 녹음에 눈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햇빛이 적어 슬슬 풍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보다 멋질 수 없다.파이고, 색이 바래질 때마다 남은 잔해들의 모습이 옮겨진 것들의 그것보다 눈길을 끈다. 어쩌다 얼키고 설키어 예상치 못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가히 하늘의 뜻과 같다.그러나 무언가의 종료 시간에만 나올 수 있는 신기루같은 풍경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대한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언제나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무가치함을 동시에 지닌다. 2016. 7. 25.
의미적, 존재적, 예술적 가치들 사이에서 - 금혜원 사진전 미안하지만 벌써 5월 초에 끝나버린 전시, 금혜원 사진전. 얼마전 올린 [Black, White & Pink]의 김광열 개인전과 함께 감상한 전시다. 솔직히 작가의 사진은 도시에 살고 있다면 사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도심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자체는 기록으로써의 '의미적 가치'는 가질 수 있으되, 자칫 인간이 펼쳐놓은 거대하고 불필요한 '존재적 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놀라운 건 그것들의 모습이 때로는 SF적으로, 때로는 윤기나는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작가는 쓰레기 매립지였지만 이제 생태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난지도의 파노라마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Green Curtain 시리즈, 재개발 현장을 담은 Blue Territory 시리즈, 쓰레기 처리 시설을 담은 Urb.. 2011.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