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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10

죽음은 재탄생의 다른 이름 - <이집트-삶, 죽음, 부활의 이야기> 확실히 현대인보다 과거의 인간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덜했을 것 같다. 게다가 죽음의 과정을 알고 있었다면 공포는 거의 없는 수준이 아니었을까 싶다. 대체로 제정이 일치한 사회에서 믿음이 정치이고 정치가 삶인 인간이 태어나보니 권력자였다면, 세계관이 모두 인지된다면, 보이지 않는 사후세계마저 정의되어 있다면, 영광의 지속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지 못하겠는가? 만약 수많은 상징에 둘러싸여도 길을 잃지 않았던 이유가 공동의 세계관이었다면, 다양한 세계관이 팽창하는 현대에서는 현대답게 수많은 신호에 둘러싸여도 길을 잃지 않을 참신한 이유를 마련해봄직하다. 마치 죽음과 재탄생을 동일시할 수 있는 검은 머리 짐승들의 사명인 것 마냥... 2022. 2. 16.
승려라 장인이다 - 전시 <조선의 승려장인>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 중국, 일본과 한국의 불교예술작품들의 주요 작자들을 알게 되었다. 중국은 원래 직업이 장인인 전문가, 일본은 계승받은 사찰 가문 중 전문 장인, 그리고 한국은 승려가 되어 도를 닦는 과정 중 하나로 장인을 선택한 승려. 도제로 이어졌을 테니 기술은 누적될 수 있다 하더라도 수양의 목적이었기에 좀 덜 정교할지도 모르고 좀 덜 클 수도 있으나, 좀 더 다양하고 좀 더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통도사 팔상도의 밑그림 중 거대한 나무를 과감히 가운데 배치한 모습은 실제 '압도'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 지 알게 해준 것 같다. 확실히 불교는 스토리와 빌드업되는 내용, 상상가능한 체계 등이 종교라기보다 철학에 가까운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사진 말고도 괜찮은 작업.. 2022. 2. 12.
간만에 대나무 너무 간만에 대나무, 언제 봐도 즐길 만한 식물이라니 근사 2022. 1. 1.
[국보87호]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 中 신라 금관총 새모양 관꾸미개 1921년 금관총 발견 이후, 2013년에 '이사지왕'의 묘라는 것이 확인되었다.라고 추정되는 검의 표식이 확인되었다.곱게 뻗은 날개 곡선을 확인할 수 있는 옆모습이 환상! 2014. 8. 27.
얼굴들 -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미술신소장품전> 22일까지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아시아미술 신소장품'전에는 유독 '얼굴'이 눈에 띄었다.그 얼굴은 사람이라기보다 붓다, 신, 상상의 동물이지만,인도 건 인도사람처럼, 태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역시 각 나라의 사람처럼 보인다. 요즘 가장 많이 접한 얼굴은 '도철'이다.포악하고 식욕이 너무 좋아 자신의 몸까지 먹어치우고 머리만 남은 도철.때론 동물의 쪼개진 모습이라는 글도 있긴 한데,탐욕을 경계하거나 생명의 소멸을 바라보며 만들어진 상상의 존재같기도 하다. 여튼 대체로 얼굴과 뿔, 덧붙이면 짧은 다리 정도만 남아서 그런지, 단순하고 강렬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상징이다. [도철무늬 솥] - 상나라. BC 12C~11C. 청동. [방형 합]의 일부. 요나라. 1025년. 금. [연화수보살] 인도네시아. .. 2014. 6. 20.
잊혀지기도 전에 접해지지도 않은... - 베트남 고대 문명전 [붉은 강紅河의 새벽] 분명 학생일 때는 세계사를 배웠는데요. 베트남 지역에서 청동기 문화가 활짝 폈었다는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건,제 하찮은 기억력 문제인지 교육 제도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의외로 제 기억력 문제일수도...^^;;; 마치 오랜 세월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패턴들과 이전에 본 적이 없는 - 사연이 잔뜩 묻어있을 듯한 - 문양들이 나름 다양한 고대 문화를 접하고 싶어하는 저의 호기심이 얼마나 하찮은 것이었는 지 증명해주는 듯 합니다. 전시관에 들어가자마자 압도하는 듯한 청동북의 배치와 적당히 어두운 조명이 관람에 많은 도움을 드릴 겁니다. ---------------------------------------베트남 고대 문명전 붉은 강紅河의 새벽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전시기간 2014.. 2014. 6. 14.
[패턴] 고구려 시대 미륵상 광배 광배 앞에 있었을 거라 추측되는 상은 미륵상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고구려 유물은 여타 2국에 비해 선이 굵고 터프하다는 느낌 -또는 편견-이 있는데요. 이 광배는 크기가 작아 처음엔 섬세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왠지 정면을 도도히 바라보는 연꽃이나 직선인양 뻗은 말끔한 곡선 라인을 보니 성격(?) 드러난다는 느낌입니다. 주변 모양이 빛의 모양인지 바람의 모양인지 물결의 모양인지 정형화된 듯 하면서도 조금씩 변주가 있어 재미있습니다. * 사진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직접 촬영 2013. 3. 6.
[패턴] 상서로운 바닥 5세기경 신라시대 금동으로 만든 신의 바닥 문양입니다. 크게는 육각의 거북 등껍질 문양이 있고, 그 안에 도깨비같은 동물, 쌍으로 된 새(또는 쌍두새이던가) 등의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외곽의 5각형 안에도 가릉빈가, 새, 기린, 날개 달린 물고기와 같이 [산해경]에나 등장할 법한 일상이 아닌 신비의 동물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수려하고 화려하고 바닥에 박힌 못 길이를 생각하면 일상의 용품은 절대 아닐테고 제의에 쓰이지 않았을까 추측되는데, 약간 의외라고 할까요? 뭔가 오래된 고대라도 삼신할망, 산신 등 인간화된 각종 신만을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각종 동물과 비슷하게 믹스된 이미지는 전세계적인 코드라고 볼 수도 있죠. 특히 새 또는 날개의 존재는 더욱 그럴테고요. 참고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삼국시대 중 백제.. 2013. 3. 3.
길상(吉祥)의 상징과 기호 길상은 중국인들이 오복을 이뤄 평안과 행복을 소망하는 것이다. 여기서 오복은 행복(福), 관직(祿), 장수(壽), 기쁨(喜), 재물(財)로, 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이기 그지없다. 이러한 단순하지만 명확한 명제에 대해 표의 문자를 가진 중국인들은 때론 발음이, 때론 생태적 특성 상, 그도 아니면 신화에 나오는 것들 등을 차용하여 길상을 표상화하였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상상 속 그 무엇이든 차용되고 표상된다는 건 정말 빼곡히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는 기분이라 호기심을 마구 자극한다. 물론 산해경 같은 책을 써대는 놀라운 민족이기에 눈치는 챘지만 아직도 보거나 읽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고 싶다. [곰모양 상다리] 1C - 곰은 벽사(귀신을 물리침)의 의미를 지니는데 무덤의 문에 새겨 악귀를 물리치기도.. 2012. 9. 2.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 국립중앙박물관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문화]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가, 중앙아시아관에서 '독서문명의 십자로 [우즈베키스탄의 고대문화]전 구경했슴다. 오늘은 유독 인물상들이 눈에 띄는데, 한참 들여다보면서 진짜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받았어요. 그 오래전, 사람의 손으로 빚은 것들이 빚은 이와 같은 생명력으로 다가온다니 참 놀라운 일~ (O.O)b 2~4세기경 테르메즈 지역에서 출토(사마르칸트 고고학연구소). 보는 순간 엄청 놀랐슴다. 살아있는 줄 알았어요~. 달베르진테파 유적에서 나온 쿠샨왕자의 머리. 1~2세기로 추정된다는.. 역시 달베르진테파 유적에서 나온 신의 머리인데 2~3세기쯤? 달베르진테파 유적의 2~3세기로 추정되는 보살임다. 보살상은 정말 지역마다 나라마다 문화마다 그야말로 '제각각'인 것 같아여. 마치 '네 마음 속에 부.. 2009.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