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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tory

흑백에 분홍색 몇 방울 - 김광열 개인전 [Black, White & Pink]

by jineeya 2011. 5. 19.

이미 끝나버린 일민미술관의 김광열 개인전, [Black, White & Pink].
놓쳤다면 다소 아쉬워하실만도 하다.

전공도 미술이 아닌, 성격도 내성적인, 성 정체성도 소수자인 작가.
사실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구입한 도록의 설명글과 그린 연도별로 나열해보면 이런 느낌이랄까?

일단 그는 자화상 매니아, 내지는 필연적 선택이었을 듯.
내성적인데 미술 친구도, 지인도 생기기 힘들었을 것이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배우거나 그려야할 지 막막했을 지도...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는 풍성해진 인간관계만큼 그림 속 등장인물도 증가한 기분이다. 실제로도 그러하길 바라고.

그럼에도 때론 수줍게, 때론 우울하게, 때론 냉정하게, 하지만 해학적으로,
그의 그림에선 언제나 그의 정체성을 드러나보이고픈 욕망이 느껴진다.

그는 자신이나 주변을 꾸며주지 않고 오히려 다소 심각할 정도로 침울한 표정조차 보이지만,
한켠으로는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관계의 가는 줄을 내밀 듯 소박하고 은근한 유머를 집어넣는다.

그럼에도 그림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결코 웃기다고 치부할 수 없다.
그들이 짓는 표정은 실소 지을 만한 차림이나 구조물을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현실에서도 마치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가벼운 듯 가볍지 않고, 무거운 듯 계속 무겁게만 머물러 있지도 않다.
그야말로 전시의 제목처럼 Black과 white 에 살짝 pink가 끼워져있는 느낌?


[prayer of the cloistered] (1997)



[two men in bunny outfit] (2010)

[Untitled] (2011)



 

* 사진 출처 : 일민미술관(http://www.ilm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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